
에르메스의 접시 한 장은 50만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인기 라인은 사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중고가가 신품을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방 이야기가 아니라 '그릇' 이야기예요. 사람들은 왜 접시 하나를 이렇게까지 사려고 할까요. 이건 한 브랜드의 인기가 아니라, 명품 소비가 통째로 옮겨가는 흐름의 한 장면입니다.

명품이 '몸'에서 '집'으로 내려왔다
코로나가 바꾼 건 옷장만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돈이 집으로 흘렀어요. 홈퍼니싱(집 꾸미기) 시장은 2008년 7조 원대에서 2023년 18조 원대로 불었습니다(통계청). 같은 시기 명품 판매도 코로나 직전보다 23% 늘었고, 그 중심엔 20대가 있었습니다.
이 둘이 만나면 답이 나옵니다. 가방과 옷으로 몸을 꾸미던 명품 소비가 집을 꾸미는 쪽으로 내려온 거예요. 그 종착지 중 하나가 식탁이고, 식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그릇입니다.
[슈퍼적립] 구찌 선글라스 아시안핏 GG1346SK 여자빅사이즈 오버사이즈 럭셔리 선글라스
핫선글라스
brandconnect.naver.com
로고는 한물갔다 — 이제 '취향'으로 과시한다
요즘 럭셔리의 키워드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입니다. 큼지막한 로고로 가격을 외치는 대신, 아는 사람만 아는 취향으로 급을 보여주는 방식이에요. 그릇이 여기 딱 맞습니다.
가방은 길에서 누구나 보지만, 그릇은 집에 초대받은 사람만 봅니다. 그래서 더 내밀하고, 더 '취향 있는' 신호가 돼요.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취향이 곧 계급의 표시라고 했는데, 식탁만큼 그걸 조용히 드러내는 무대도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식탁 사진이 그 무대의 객석이고요.
가방에서 배운 공식 — 품절·대기·리셀
명품이 잘 쓰는 전략이 있습니다. 일부러 적게 풀어서 '못 사게'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대기가 생기고, 대기는 희소성이 되고, 희소성은 리셀로 이어집니다. 운동화와 가방에서 익숙해진 이 공식이 이제 그릇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에르메스 그릇의 6개월 대기, 신품을 넘는 중고가가 그 증거예요. 'Z세대는 인스타에 찍고 되팔려고 명품을 산다'는 말이 그릇에도 통하기 시작한 겁니다. 한정·품절·오픈런이라는 단어가 접시에 붙는 순간, 그릇은 살림살이가 아니라 '자산'처럼 다뤄집니다.
그래서 — 취향일까, 거품일까
한 발 떨어져 보면 두 가지가 같이 보입니다. 하나는 진짜 취향 소비예요. 매일 쓰는 물건을 좋은 걸로 바꾸는 '작은 사치'는 삶의 질을 올립니다. 다른 하나는 거품이고요. 쓰려고가 아니라 '못 사니까', '오르니까' 사는 수요는 가격을 실제 가치에서 떼어놓습니다. 비쌀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물건(경제학에서 말하는 베블런재)이 딱 이 지점에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큰지는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다만 분명한 건, 지금의 명품 그릇 열풍이 우연한 유행이 아니라 명품 소비가 몸에서 집으로, 로고에서 취향으로 옮겨간 흐름의 결과라는 점입니다.
그럼 다음은?
가방 다음이 그릇이었다면, 그다음은 또 어디일까요. 조명, 향초, 가전처럼 '집에서 매일 쓰면서 취향이 드러나는' 물건들이 같은 길을 밟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접시의 6개월 대기는 명품이 우리 일상 더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예요. 사고 안 사고는 각자의 몫이지만, 적어도 그 줄이 왜 그렇게 긴지는 이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삶은삶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장마철 실내건조 냄새, 제습기·건조기·서큘레이터 중 뭘 사야 할까 (0) | 2026.06.17 |
|---|---|
| 밥솥 아무리 닦아도 냄새가 안 빠진다면? 범인은 '고무패킹'입니다 (0) | 2026.06.15 |
| 풀무원 멀티오븐 80만 원, 30만 원 광파오븐과 무엇이 다른가 (0) | 2026.06.11 |
| 장마 오기 전에 챙기세요 — 곰팡이·좀벌레 막는 제습기, 원리부터 고르는 법까지 (0) | 2026.06.10 |
| 삼성 20% 페이백·LG 포인트·한전 30만원 환급, 6월 가전 혜택 한 번에 정리 (0) | 2026.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