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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삶이다

과거의 플레이어, ‘물로켓’? 아니죠, 거인의 어깨입니다

by 미지근한 방바닥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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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대한 인류를 이룩할 수 있었던 가장 직관적인 말

 

 

1. 과거의 플레이어, 왜 우습게 보이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현대가 과거보다 뛰어나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가 지식을 축적하고, 경험을 전수하며 급속도로 발전해온 과정 덕분입니다. 당장 19세기에 MIT에서 출제된 시험 문제를 지금 살펴보면, 고등학교 교과 수준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학자나 프로게이머들은 우리보다 못했다”고 과소평가하는 심리가 쉽게 생겨납니다.

그런데 이때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쉬워 보인다’고 말하는 그 지식이나 전략이, 사실은 과거 수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시행착오 위에 서 있다는 점이죠. 이는 역사가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이지, 절대 그 시절 사람들이 ‘무지’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2. 지식의 축적이 만드는 “지적 오만”

심리학에서는 이를 “지적 오만(intellectual arrogance)”이라고 부릅니다. 과거에 한 사람이 일생을 바쳐 연구해낸 법칙과 지식이, 현대에는 초·중·고 교과서에서 기본 개념 정도로 다뤄지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자주 겪다 보면, 본의 아니게 “그럼 과거에는 수준이 낮았겠군”이라고 결론짓기가 쉬워집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은 과거의 누군가가 기초를 다졌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죠. 뉴턴이 말한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다”라는 말은 딱 이 상황을 묘사합니다. 새로움을 발견한다는 것은, 누군가 먼저 닦아놓은 길을 밟고 더 멀리 나아간다는 의미이니까요.


3. e스포츠, “물로켓론”의 오해

지식의 축적은 학문뿐만 아니라 e스포츠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씬은 지난 10여 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팀 운영 방식, 선수들의 움직임, 챔피언 선택과 전략이 초창기에 비해 한층 정교해졌죠.

그러다 보니 과거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보면, 현대 기준으로 “아, 왜 저렇게 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흔히 말하는 게 “물로켓론”, 즉 “과거 선수들은 지금 선수들에 비해 수준이 매우 낮았다”고 단정짓는 시선입니다. 마치 ‘과거 로켓은 물로켓 수준이었으니 형편없었다’는 식이죠.

하지만 이건 큰 오해입니다. 과거의 선수들은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뒤처졌다’기보다, 그 개념을 처음부터 만들어가던 사람들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기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정교한 전술’이 그들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4. ‘페이커(Faker)’가 보여준 역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역시 ‘페이커(Faker)’입니다. 페이커는 10년이 넘는 프로 생활 동안 꾸준히 최정상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응 속도가 좋아서”라고 칭송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략적 사고와 게임 이해도의 업데이트가 페이커의 진정한 강점임이 드러납니다.

보통 “나이가 들면 손이 느려진다”거나 “새로운 메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페이커는 현재까지도 신인들과 견줄 만큼 발전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이전 경험과 접목해 게임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즉, 과거에서 멈춘 사람이 아니라, 계속해서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며 성장해온 셈이죠. 이것이야말로 “과거=낡음”이라는 편견을 부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5. 구체적 사례: 클래식 스포츠와 전설의 선수들

e스포츠가 아니어도, 이미 오랜 역사를 지닌 스포츠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 축구의 경우, 펠레나 마라도나 시절 영상을 보면 현재처럼 세밀한 전술 분석이나 훈련 시설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펠레나 마라도나의 영향력이 ‘물로켓 수준’이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축구 전술과 개인 기량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고, 후배 선수들은 이를 토대로 더욱 정교한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 농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클 조던 시대와 지금의 NBA는 경기 템포와 전략이 꽤 다릅니다. 현대 농구가 더 과학적이라고 해서, 그때의 조던이 ‘못한 선수’였다고 평하기엔 너무 무리가 있지요. 조던이 만들어놓은 ‘에어 조던’ 신드롬과 농구 문화 자체가 농구판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음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과거가 없었다면 현대도 없었습니다. 지금이 더 세련되어 보이는 건 시간이 축적되고, 분석 도구가 정밀해졌기 때문이지, 그 시절 선수들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6. 과거의 노고와 현재의 겸손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현재를 가능하게 한 것은 과거의 선수·학자·기술자들의 개척정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늘의 나를 만든 건 과거의 내가 아닌가요? 마찬가지로, 오늘의 e스포츠·과학·학문을 만든 것 역시 과거의 사람들이 쌓아올린 도전과 실패의 기록입니다.

현대인들이 종종 범하는 오류는 이 과정을 “아, 그건 옛날 것이라서 수준이 낮아”라고 치부해버리는 태도입니다. 그 결과 지적 오만이 생기고, 과거의 업적을 하찮게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야 합니다. 지식과 기술은 단절된 게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 위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온 것입니다. 과거를 존중하지 않고서는 미래도 없다는 것이죠.


7. 마무리: 겸허하고, 자부심을 가질 것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과거를 홀대하며 나 자신을 과대평가한 적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의 지식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을 받아들여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그러므로 과거가 부정당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동시에, 과거의 플레이어들도 지나온 시간이 의미 없었다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 시절에는 그들이 가장 앞선 첨단이었고, 현재의 첨단은 바로 그 토대 위에서 세워진 것이니까요. 과거를 개척한 주역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이유가 충분합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다면,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들 덕분이다.”
뉴턴의 이 유명한 한마디처럼, 우리는 모두 과거의 거인들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과거를 ‘물로켓’으로 치부하는 대신, 거인의 어깨로 여기고 감사함을 느낀다면,
앞으로 우리가 도달할 미래는 훨씬 더 밝고 넓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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